밝은 창
선인장 본문
선인장
은산
어쩔 수 없었어요.
아시다시피, 난 마음이 너무 여리고,
몸 또한 약하니 어쩌겠어요.
이런 나를 쉽게 보고
아무나 덤비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럴 땐 안타깝네요.
좋아하는 당신이 옆에 있는데도
다가가지 못하고
내외할 수밖에 없는 내 처지가
너무나도 야속하네요.
든든하게 여겨졌던 내 가시가
이젠 성가시기만 해요.
밉기까지 하답니다.
세상에...
내가 이렇게 변할 줄은 정말 몰랐네요.
당신도 내 맘을 조금은 아실 거라 믿어요.
팽팽했던 내 피부가 자꾸 쭈그러드는 걸 보면
눈치 채실 수 있잖아요.
내가 요새 얼마나 속상해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