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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선인장

밝은 창 2012. 8. 18. 14:57

 

 

선인장

 

 

 

 

   선인장

 

             은산

 

어쩔 수 없었어요.

아시다시피, 난 마음이 너무 여리고,

몸 또한 약하니 어쩌겠어요.

이런 나를 쉽게 보고

아무나 덤비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럴 땐 안타깝네요.

좋아하는 당신이 옆에 있는데도

다가가지 못하고

내외할 수밖에 없는 내 처지가

너무나도 야속하네요.


든든하게 여겨졌던 내 가시가

이젠 성가시기만 해요.

밉기까지 하답니다.

세상에...

내가 이렇게 변할 줄은 정말 몰랐네요.

 

당신도 내 맘을 조금은 아실 거라 믿어요.

팽팽했던 내 피부가 자꾸 쭈그러드는 걸 보면

눈치 채실 수 있잖아요.

내가 요새 얼마나 속상해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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