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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창
고추 삼대 은산 시아버지 병실을 나서던 며느리 씩 웃으며 혼잣말을 했다. 이젠 김가네 삼대의 고추 다 보았네. 근데 내가 만든 거라 그런지 울 아들 것이 젤 낫넹.
꽃샘추위 은산 뽀오얀 목덜미가 샘나서 샘이 나서 뒤로 살그머니 다가가 쑤욱 ~ 집어넣는 차디찬 손.
가을 느낌 은산 새로 풀을 먹여 햇볕에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곱게 시친 무명 이부자리 그 속으로 옷을 벗고 쏘옥.
- 비명 불변의 법칙 - 은산 질량불변의 법칙을 아느냐. 그렇다면 나무 함부로 베지 마라. 그것도 엄연한 생명이다. 네 귀에는 들리지 않을지 몰라도 꺾으면 아프다고 하고 잘리면 비명을 지른다. 나무숲을 없애면 쓰러지는 나무들의 비명이 모이고 모여 나중에 꼭 그만큼 인간들의 비명으..
나이 거울 은산 우리는 나이 들어 갈수록 남을 보며 나를 본다. 친구의 주름살 보며 내 피부를 가늠해보고, 또래의 늘어난 흰머리에 괜히 머리 한번 쓸어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키가 작아진 걸 보고 내 키 또한 그만큼 작아졌음을 안다. 거울은 없어도 된다.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
자주 하는 얘기지만 고추는 왜 늘 제멋대로 움직이고 지랄이야. 아침에 잠을 깨면 조금 더 자고 싶은데 고추는 왜 가만히 있지 않고 지랄이야. 눈을 감고 마사지 서비스 받을 땐 점잖은 체 하고 싶은데 그것도 몰라주고 고추는 왜 슬며시 꿈틀거리고 지랄이야. 누드 사진 같은 건 아무리 ..
송진 은산 참고 또 참다가 한이되어 서리었나. 무겁게 삐죽 맺혀진 액체. 솔 향 짙게 밴 영롱한 자태가 되레 서럽다. 침묵 속에 농축되어 참으로 아픈 눈물. 꾹꾹 눌러 흘리는 그 마음 어느 누가 알아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