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디지털 기기 때문에 더 멀어지는 인간관계 본문
고속열차를 타고 지방에 내려가던 중에 목격한 재미있는 장면 하나.
일가족 4명이 객차에 들어와 서로 마주보는 자리에 앉더니,
약속이나 한 듯,
각자의 전자기기부터 꺼내들기 바쁘다.
그리곤 이내 각자 자신들의 세계로 빠져든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매는 각각 자신들의 태블릿 피시로.
그 아이들의 엄마 아빠 또한 각자 스마트 폰으로.
서로 말 나누는 걸 듣지 못했다.
조용히 각자의 삼매경에 빠져서 정신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존재조차 모르는 듯했다.
같이 여행을 하면서도
목적지로 가는 내내,
말은커녕 눈조차 서로 마주치지 않는 가족....
카페에서 본 또 다른 장면 하나.
젊은이들 3명이 들어온다.
주문을 하고는 곧바로 각자 스마트 폰에 눈길을 준다.
서로 말을 섞기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주문한 음식이 나온 후엔 식사를 하면서도,
눈은 연신 스마트 폰으로 가기 바쁘다.
식사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 폰부터 집어 들고 본격적으로 빠져든다.
서로 친구 사이인 거 같은데, 별 얘기가 없다.
가끔 몇 마디 나누기도 하던데,
그러면서도 수시로 눈은 스마트 폰에 가있기 일쑤다.
친구끼리 만나서도 담소를 나누는 게 아니라
스마트 폰을 보기 바쁜 젊은 세대...
..................
사람들이 점점 서로 멀어지고 있는 거 같다.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서로 밀어내고 있는 듯도 하다.
틈만 나면 디지털 기기에 매달리는 사람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디지털 기기의 노예가 된 사람들...
생각보다 많은 거 같고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이거...문제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사실은 심각한 문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모두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또한 그 속에서 모든 게 자리매김 된다.
따라서 ‘인간관계’는 바로 ‘삶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만남’.
만나서 서로 보면서 얘기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스킨십을 나누다 보면 형성되는 게 ‘인간관계’ 아니던가.
그런데 만나긴 하면서도
얘기를 나누지 않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지도 않고,
각자의 세계에 빠져들어 따로 논다?
허 허 참...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러려면 뭐 하러 만나나?
디지털 기기에 매몰되어 생활하는 사람들은
메마르고 건조해지기 쉽다고 한다.
감성보다는 이성에 더 의존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는 거리를 두기 쉽다는 거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더 외로워질 수밖에 없겠지.
어찌 보면,
차가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빙들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같은 곳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산산이 흩어져 정처 없이 떠다니는 차가운 유빙들...
같이 있으면서도 외롭고,
바쁘면서도 공허하고,
그래서 삶이 더 힘들어지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안타깝다.
‘편리함’과 ‘호기심 충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정신없이 좇다가,
정작 중요한
내 삶의 원천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왜들 모르는지....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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