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세월호 선장의 어처구니없는 행동..... 왜 그랬을까? 본문
세월호 참사를 접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 되지 않아서 안타깝다.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또 언론에서도 다각도로 접근해보고 있으니 조만간 밝혀지겠지만,
배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부터 전복될 때까지의 과정은 비교적 많이 밝혀진 거 같다.
해경의 초동대처도 잘못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선장과 선원들의 잘못이 크다.'는 거다.
그런데 배의 책임자는 선장이니 한마디로 그냥 '선장의 잘못'이라고 해도 되겠지.
해경에서 찍은 동영상과 학생들이 남긴 동영상 등을 종합해보면, 선장과 선원들이 취한 행동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들의 무책임한 의식과 행동 때문에 수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정황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선장과 선원들이 배를 탈출하고 난 이후에도 학생들이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는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아무런 말이 없다.'는 구절이 있다니.... 그저 기가 막히고 애통할 노릇이다.
선장의 잘못은 커도 보통 큰 게 아니다.
선장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망하기에 급급하여 희생자가 많이 발생하게 한 것도 엄청나게 큰 잘못이지만, 국가와 국민 전체의 얼굴에도 먹칠을 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미꾸라지 한 마리가 완전히 망쳐버린 꼴이라고나 할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선장이라는 직책을 가진 자가 어떻게 그리 행동할 수 있느냐는 거였다.
작은 배도 아니고 우리나라 연안 여객선 중에 최고 크다는 배의 선장 아닌가.
그래서 '선장이라는 작자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 ... 라는 의문은, 사고 이후 내 뇌리에서 떠난 적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그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어서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 의문점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은 풀리는 거 같다.
그리고 그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의하면,
선장은 1년 계약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큰 배를 책임지는 선장의 월급이라고 하기엔 의아스럽게도 270만원에 불과했단다.
이 두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그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얼마든지 유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쉽게 말해서 소위 '바지사장'과 비슷한 처지 아니었느냐 ... 하는 거다.
겉으로만 사장이지 실제로는 아무런 권한도 없기 때문에, 핫바지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바지사장'.
이 경우엔 '바지선장'이 되겠지.
법에서 정해놓은 선장의 자격요건이 있으니, 거기에 맞는 사람 중 인건비가 싼 사람을 핫바지 선장으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는 그야말로 허수아비에 불과했을 것이다.
항해사 중에 실권자가 있었을 테고, 세월호의 선원들은 선장이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움직였겠지.
그러니 선장이 무슨 책임감이 있고, 배에 대한 애착이 있었겠는가.
따라서 선장의 잘못이기 이전에, 인건비를 아끼려고 싼값에 고령자를 임시 선장으로 고용한 청해진 해운의 잘못이 훨씬 더 크다는 거다.
그런 얄팍한 편법으로 돈을 벌려고 한 그 회사 사장과, 그렇게 하게끔 분위기를 조성한 사주에게 근본적인 잘못을 물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선장의 잘못이 적다는 얘기는 절대로 아니다.
그는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한다.
핫바지든 허수아비든, 어쨌든 그가 그 배의 책임자였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가 꽤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
자격증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사례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도 결국은 같은 거 아니겠나... 해서다.
세월호는 선장이라는 자격이기 때문에 배에 탑승이라도 했지.
기술계통이나 건설계통 등에서는 현장에 가지도 않으면서 자격증만 빌려주고 돈을 받는 사람이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격 있는 사람을 정식으로 쓰자면 인건비를 많이 줘야 하는데, 자격증만 빌리면 훨씬 적은 돈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좋다.
선장처럼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 감독기관에서 점검 나오면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하면 된다.
반대로 자격증 소지자 입장에서도 일을 하지 않으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회사 입장에서도 자격증 입장에서도 서로 윈윈이다.
물론 사건 사고가 없을 때까지지만 말이다.
이런 편법적인 돈벌이가 가능한 사회.... 문제 아닌가?
선장을 욕하고 지탄하는 건 쉽다.
하지만 선장을 욕하기만 하고, 그런 선장을 만든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성찰을 해보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이 어처구니없고 무책임한 상황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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