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비닐 하우스 본문
땅과 하늘을 떼어놓으려
비닐은 제 몸을 한껏 펼쳤다.
잘 키우고 보호해야 한다며
팔을 최대한 벌려 땅을 감쌌다.
자신의 등으로
비를 막고
바람도 막고
막을 수 있는 건 다 막았다.
그런데 비닐은 몰랐다.
땅의 자식들이란
하늘과 온전히 소통하지 않으면
제대로 여물 수가 없다는 걸.
비를 맞으며
바람에 시달리기도 해야
원래의 제 모습 갖춘다는 걸.
자기 때문에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속으로 많이 허약해진다는 걸
비닐은 아직도 전혀 모른다.
그래서 여전히
자신의 역할을 자랑스러워하며
어깨에 팽팽하게 힘을 준 채
온 사방으로 반짝반짝 빛을 뿜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