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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어리석음 - 2 ( 하이힐 유행에 대하여 )

밝은 창 2011. 12. 23. 11:39

 

 

여성들의 어리석음 - 2


하이힐을 너무 사랑하는 것이 문제다.

적당한 높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겠는데, 정도를 지나친 하이힐이 꽤 많다.

어떤 여인은 걷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곡예를 하는 거 같다.

본인은 키가 커 보이고 날씬하게 보일 거 같아서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순전히 본인 생각일 뿐이고,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영 보기가 안쓰럽다.


그뿐 아니다.

한동안 앞이 뾰족한 구두가 유행을 한 적이 있다.

구두의 앞부분이 둥글거나 약간 네모진 형상이 대부분 이었다가 갑자기 뾰족한 것이 대 유행을 했었다.

그러자 거리에서 보이는 여인들의 구두는 거의 그런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발에는 고문일 수밖에 없다.

둥근 모양보다 더 억지로 발을 구겨 넣어 신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뒷굽이 높은 하이힐이면 이중의 고문이 된다.

가뜩이나 발이 앞으로 쏠려서 힘든데 발가락이 모두 한쪽으로 몰려야 하니 어찌 되겠는가.

발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런 구두를 오래 신는 것은 발에 대한 엄청난 학대다.

자신을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자신의 신체 일부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거다.

그렇게 학대를 하는데 아무런 뒤탈이 없다면 이상하겠지?

그래서 엄지발가락 등이 안쪽으로 심하게 휘는 '무지외반증'이라는 병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났다.


원래 '무지외반증'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오랫동안 신으면 발생하게 되어있다.

구두의 뒷굽이 높기 때문에 발이 신발의 앞으로 쏠리게 되어있는데, 그 앞부분이 발의 모양처럼 생기지 않고 대부분 좁기 때문이다.

당연히 발가락은 신발의 모양에 맞추어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그 모양으로 굳어지는 것이지.

그러다 보면 통증이 생기고 걷기가 불편해지기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는 거다.


그런데 앞이 뾰족하게 되어있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발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해도, 어차피 발가락은 한곳으로 몰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굳어지면 모양도 아주 흉하게 변한다.

대부분이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는 것이다.

그렇게 변형된 발의 사진을 보면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로 보기가 싫다.

사람의 발 같지가 않을 정도인 사진도 있다.


2005년에서 2009년 사이에 무지외반증 환자가 77%나 증가했다고 한다.

바로 그 시기에 앞이 뾰족한 구두가 대 유행을 했었다.

그렇지 않아도 하이힐을 신거나 앞이 좁은 신발을 신을 때 발병하는데, 가뜩이나 앞부분을 뾰족하게까지 하니 더 심하게 발생한 것이다.

유행을 따르다보니 발에 굉장한 무리를 준 거다.

 

웃기는 거 아닌가.

유행따라 구두 사느라고 돈은 돈대로 들고, 신는 동안 발은 발대로 고생하고, 나중에 병원에서 치료나 수술하느라고 고생하고, 또 다시 돈이 들고.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자.

하이힐은 될 수 있는 한 신지 않은 것이 좋지만, 아름다움을 위하여 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하이힐을 어쩔 수 없이 신을 때라도, 신는 시간을 될 수 있는 한 줄여야 한다.

가능한 한 더 많은 시간을 편하고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신발로 갈아 신어야 한다.

하루 종일 하이힐을 신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다면 수시로 벗고서 발을 주물러 준다든지, 발가락을 펴준다든지 하여 무리가 가지 않게끔 해야 한다.

저녁에 자기 전에도 그런 조치를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신어야 한다면 기본적으로 앞이 뾰족한 형태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하이힐에 대한 기본 상식은 이 정도다.

남자인 내가 알고 있을 정도니, 젊은 여성들은 더 잘 알고 있겠지.

하지만 이 기본적인 상식을 지키지 않으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거 아니겠나?

어쨌든 이것만 잘 지켜도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는 일은 드물 거 같다.

 

아무리 얼굴과 몸매가 예쁘면 뭐하나.

발의 모양이 엉망이면 누가 봐도 비정상이다.

더 이상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근본적인 얘기를 해보자.

유행이라고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웃기는 거 아닌가?

최소한 자신과 맞는 건지 아닌지 정도는 파악해보고 따라가든가 말든가 해야지.

일예로 앞이 뾰족한 구두가 유행했을 때 거리를 보면 그런 구두하고는 도저히 어울리지도 않는 체형의 여자가 그걸 신고 위태롭게 걸어가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본인은 유행을 따라하는 거라서 만족하는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봐주기가 힘들 정도였다.

나 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전부 같은 대답이었다.

보는 눈은 다 비슷하기 때문이겠지.


바로 그런 경우가 가장 바보 같은 짓을 한 거 아니겠나.

앞에서 얘기한대로 돈은 돈대로 낭비하고 몸은 몸대로 고생해놓고도, 멋지게 보이는 것은 고사하고 남들의 웃음거리만 되었으니까.

그뿐인가 

나중에 병원 신세까지 져야 하니, 이보다 더 바보 같은 짓은 없을 거 같다.


줏대가 없어서 그런 꼴이 벌어진 거다.

우리 속담에 '남들이 장에 간다니까 똥 장군 짊어진 채 따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딱 그 꼴인 셈이지.


자기만의 멋을 추구해야 한다.

유행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본인과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외면해야 한다.

어차피 유행이라는 것은 수명이 길지 않다.


유행 같은 것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개성을 잘 살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정한 멋쟁이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괜찮은 남자들은 대부분 그런 여성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스운 얘기지만,

뾰족한 구두가 유행할 때, 정형외과 원장들은 쾌재를 불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재고객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