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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사이

전철 안 남녀 커플들

밝은 창 2013. 7. 10. 13:44

 

 

 

전철 안 남녀 커플들 풍경               

                                                                                                                                                                            

- 첫 번째 커플


아마도 오늘 처음 만난 듯

뺨은 발그레

약간 상기된 말투

서로 얼굴이 마주치면 어색한 웃음.

몇 마디 나누고는

남자애는 천정 쪽을 자주 보고

여자애는 바닥 쪽을 자주 보고

손에 든 것을 계속 만지작만지작


- 두 번째 커플


만나기 시작한지 제법 된 듯

서로 손을 잡고

밀착되어 앉아있으며

가끔씩 서로 껴안기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서로 쳐다보는 눈빛 속에

사랑이 그득하고

가끔 여자가 남자의 어깨에 기댄다.


- 세 번째 커플


아마도 뭔가 위기가 온듯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얼굴표정이 경직되어 있고

서로 딴청부리는 시간이 길다.

앉아있는 것도 약간 떨어져있고

서로 쳐다보며 대화할 땐

화난 표정이 되기도 한다.

바라보는 내가 괜히 불안하다.



1시간 정도 전철 탑승 시간이

우연히 마주친 세 커플 때문에

그리 지루한 줄 모르고 지났다.

그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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