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전철 안 남녀 커플들 본문
전철 안 남녀 커플들 풍경
- 첫 번째 커플
아마도 오늘 처음 만난 듯
뺨은 발그레
약간 상기된 말투
서로 얼굴이 마주치면 어색한 웃음.
몇 마디 나누고는
남자애는 천정 쪽을 자주 보고
여자애는 바닥 쪽을 자주 보고
손에 든 것을 계속 만지작만지작
- 두 번째 커플
만나기 시작한지 제법 된 듯
서로 손을 잡고
밀착되어 앉아있으며
가끔씩 서로 껴안기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서로 쳐다보는 눈빛 속에
사랑이 그득하고
가끔 여자가 남자의 어깨에 기댄다.
- 세 번째 커플
아마도 뭔가 위기가 온듯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얼굴표정이 경직되어 있고
서로 딴청부리는 시간이 길다.
앉아있는 것도 약간 떨어져있고
서로 쳐다보며 대화할 땐
화난 표정이 되기도 한다.
바라보는 내가 괜히 불안하다.
1시간 정도 전철 탑승 시간이
우연히 마주친 세 커플 때문에
그리 지루한 줄 모르고 지났다.
그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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