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묵은 김치 본문
묵은 김치
은산
김치냉장고에서 6개월 넘게 머문
묵은 김치를 꺼내 맛을 보는 순간
음 ~!
나도 모르게 감탄이 터지더군.
저절로 눈이 감기고
콧구멍이 커지며
오감이 팔딱 일어나는 느낌?
아! 너무 맛있는 거야.
때로는 생 겉절이도 좋지만,
역시 압권은 묵은 김치인 거 같아.
깊은 맛이 일품이거든.
발효의 장점 이라고?
김치냉장고의 적정온도 속에서
오랫동안 유산균 작용에 의해
맛이 익어서 그렇다고?
그렇다면 김치는 모두
김치냉장고에서 오래 묵히기만 하면
저절로 맛있어지나?
아니잖아.
배추의 질.
절임의 정도
양념의 차이 등으로 인해서도
맛의 차이는 분명히 있고
심지어는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을 정도잖아.
어쨌든 난 지금
그런 거 따지고 싶지 않아.
입에 넣고 씹었을 때 느껴지는
감각 기관의 만족감 상태
그것만 즐기고 싶어.
깊은 맛 얕은맛의 차이?
솔직히 표현은 그렇게 했지만
잘 몰라.
그냥 그런 식으로 말하면
맞을 거 같아 써먹어본 거야.
그러니 더 이상은 묻지 말아줘.
사실은 말이 필요 없잖아.
입에 넣고 씹을 때
음 ~! 하며 입 꼬리 귀에 걸리면
그걸로 모든 게 끝나는 거지 뭐.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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