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공원에 가보니 본문
집근처 공원에 가보니
젊은 주부들이 모여 잡담을 한다.
주로 아이들에 관한 얘기다
진지한 눈빛으로 나누는
자식들의 미래에 대한 얘기들.
그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서로의 지난 세월을 나누고 있다.
넉넉한 눈빛으로 주고받는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얘기들.
반대편에 밤나무가 보인다.
어느새 밤송이들이 제법 벌어져있어,
뭔가 한참 얘기를 나누는 듯하다.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걸까.
아마 지난여름에 대한 얘기 아닐까.
문득 작은 새들의 합창 소리가 들린다.
이제부터 가을이 깊어갈 거라고
이 근처에 있는 모든 풀과 나무들도
서서히 바뀔 테니 두고 보라고
찌아 찌찌 찌아 찌찌 한소리로 노래한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 공간엔
뽀얀 얼굴의 아이들이
함박 웃으며 즐겁게 놀고 있다.
놀이에 푹 빠진 그 아이들은
재잘 재잘 지금 이 순간만을 말한다.
가을이 조금씩 깊어가고
하늘도 조금씩 높아지는
9월 하순의 주말 오후
공원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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