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세계일주 크루즈 (8) 본문
- 카보베르데 -
나미비아를 출발해서
7일 밤낮을 달려 도착한 곳이 ‘카보베르데’
아프리카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
아프리카 대륙의 왼쪽 윗부분
커다랗게 불룩 튀어나와 보이는 곳에서 바다로 한참 더 나가야 있다.
멀리 아프리카에 있고
조그만 섬들로 이루어진 작은 국가이며
부유한 국가도 아니고
별 다른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이 아니었으면 아마 알지 못했을 국가이름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크루즈 선을 비롯한 각종 선박들의 기항지로는 나름 유명한 듯하다.
그 이유는 지도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위치가 절묘하여, 고개가 끄덕여지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자연환경이 척박하여
생필품을 비롯한 대부분의 상품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한단다.
심지어는 물도 부족해서 사와야 한다고...
수산업이 나라의 주요 수입원이고
관광도 그 못지않은 수입원인 듯한데
정작 관광자원은 별 게 없다.
그리고 관광 관련 시설이나 서비스 등
모든 것이 열악해 보인다.
기항지관광을 했는데,
가는 곳마다 허접하고 보잘 것 없었다.
보이는 곳마다 다 황량하고
길도 좋지 않고
전망 좋다는 장소에 가 봐도 별 거 없고
해안가는 거기서 거기고
편의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장소에서는 화장실이 단 한 칸 밖에 없어
그냥 참는 사람들이 많았고
등등
거의 최악이었다.
끝나고 배로 돌아왔을 때
기항지관광 담당자에게
‘크루즈 여행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불편하고 기분 나쁜 기항지관광은 처음’이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승객이 있었는데
나도 옆에서 막 동조하고 싶었다.
돈이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그랬다.
관광객이라면 누구든
한번쯤 호기심에 와 볼 수는 있을지 몰라도
두 번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을 듯.
나라의 환경이나 경제적인 여건 등이 좋지 않으니
현지인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외국으로 이주할 생각들을 한단다.
돈을 번 다음에
계속 남아 같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비즈니스 때문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유럽 등에 가 있는 상태가 많단다.
국민들 대부분이 그런 마음이라고...
참...
그러니 나라가 발전할 수 있겠나.
한마디로 해서
‘희망이 없는 나라’인 듯하다.
카보베르데에 도착하기까지
대서양을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며
수시로 상념에 사로잡혔었다.
이 뱃길은 예전에
유럽인들이 아시아를 향했던 길
그래서 많은 물자들이 왕래하던 길
때로는 노예들을 실어 나르던 길
그 길을
내가 지금 가고 있다.
그 탐욕과 아우성이 가득했던 길을...
상념들 때문인지
그 길을 가는 동안은
이전과 달리
하늘과 수평선이 달라 보이고
바닷물 색깔도 어째 좀 달라보였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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