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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생 레미 (마르세이유)

밝은 창 2019. 9. 22. 20:12


말라가 다음 기항지는 바르셀로나.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미 어느 정도 많이 돌아봤고,

또 그 내용을 이 블로그에도 올렸기 때문에 더 이상은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또한 가뜩이나 소매치기가 많은 그 동네에 다시 들어가서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싫었고... ㅎ


그래서 배가 바르셀로나에 정박했을 때 하선하지 않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거나 풀사이드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정박지가 유명 관광지일 경우엔 대부분 하선하기 때문에,

그런 날엔 평소에 번잡하던 장소가 한가롭기 그지없어서 좋다. ㅎ




바르셀로나 다음은 프랑스 마르세이유.




마르세이유는 프랑스 제 1의 항구 도시.

파리 다음으로 큰 도시.


그래서 사실 기대가 좀 컸었다.

오래 된  항구 도시 특유의 멋진 볼거리가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시내 관광을 하려고 이것 저것 알아보니

대도시라는 것 빼놓곤 이렇다 할 매력 거리가 없는 거 같았다.


물론 짧은 시간 검색해보고 내린 결론이니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물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실망감이 앞선 건 어쩔 수 없었다. ㅎ



그래서 결정한 게 '생 레미 드 프로방스' .

마르세이유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려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기항지 관광 목록에서 '생 레미'행이 있는 걸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다.

'생 레미'는 일종의 오지이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기가 꽤 번거로운 걸로 알고 있는데,

 전세 버스가 간다니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기꺼이 신청했다.


 '생 레미'는 빈센트 반 고흐의 흔적이 있는 곳.

고흐는 말년에 이곳의 수도원과 정신병원에 머물렀고,

그곳에서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단다.


나는 미술에 조예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고흐의 작품은 좋아하는 편.

그의 그 독특한 화풍은 가히 독보적이라서

작품을 볼 때마다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하곤 한다.

그래서 생 레미에 가기로 마음 먹고나서부터 막 설레였었다.



그런데...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완전 실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엔

너무 허탈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막상 가서 보니,

고흐와 관련된 곳 방문은 아예 대상에도 없지 뭔가.

겨우 생 레미 시내와

'노스트라 다무스' 흔적을 보는 게 거의 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간 여유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걸로 끝 ~ 이다.


엥? 뭥미?

'고흐의 고자도 없는 생 레미 일일 관광?'

띵 ~

일종의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휴 ~


생 레미는

한때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했던 점성가이자 예언가 '노스트라 다무스'가 태어난 곳.

나도 한때 그의 예언에 천착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출생지라는 사실이 흥미롭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관광의 주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기항지 관광은 선사와 이익을 나누기 때문에

부실한 경우가 많은 건 알고 있지만,

이번 건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다. ㅠ



생 레미 시내 모습들









나와 같이 일일 투어에 참여했던 일행들. ㅎ




노스트라 다무스가 살았던 때도 있었다는 분수란다.



가이드가 유럽인 특유의 영어 발음으로 설명하는 바람에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꽤 많은 설명을 했는데도 기억나는 건 별로 없다. ㅎ





생 레미 시내엔 노스트라 다무스 흔적 밖에 없는 듯했다.




아주 작은 소도시인데도

기념품 등을 파는 상점이 많고, 고급스러운 카페나 음식점도 많이 보였다.

인테리어를 위한 소품이나 패션 의류 등을 파는 곳도 제법 보이고...


그런 것들을 보면

노스트라 다무스와 고흐 때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꽤 많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이곳은 노스트라 다무스가 태어난 곳.

그의 생가다.



집의 위치가 골목길에 있어서 사진 찍기는 영 불편하다.






생 레미 시내 주요 부분을 둘러보는 데는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심지어는 20 ~ 30 분만에 돌아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주요 부분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한 다음에,

 자유시간을 두시간 반이나 준단다.

세상에 ~

이미 거의 다 봤는데 더 이상 뭘 하라고 ???


뜨아한 사람들의 표정을 보더니,

기껏 한다는 소리가

돌아본 곳을 다시 한번 음미하며 돌아보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 같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가지란다.

헐 ~


황당했다.

그 시간동안 고흐가 묵었던 수도원이나 정신병원 등을 다녀오면 좋으련만...



자유시간과 다음 집합 장소에 대한 공지를 하고 돌아서는 가이드에게 다가가서 물어봤다.

 고흐가 묵었던 수도원이나 정신병원에 가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냐고.

그랬더니,

택시를 타고 가는 수밖에 없는데,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단다.

 택시가 안전하지도 않고, 게다가 요금 바가지도 심해서 믿을 수 없다고.

쩝 ~



결국 어슬렁 거리며 시내를 돌아보다가

카페에서 음료수 마시는 걸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ㅠㅠ















포도나무로 집 입구를 장싱한 게 특이해서 찍어봤다.






생 레미에서 마르세이유로 돌아가는 동안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뭔가를 당한 기분...

일일 관광을 하고 나서 그렇게 기분 더러운 적은 처음이었던 거 같다.




아쉬운 마음에,

고흐에 대한 것은 따로 찾아봤다. ㅎ



모졸 수도원

고흐가 말년에 묵으며 그림을 그렸던 수도원이라고...




정신병원

수도원에 있던 고흐가 정신 발작을 일으켜 수용되었던 병원이라는데,

이곳에서도 고흐는 그림을 그렸단다.




고흐의 그림과 해당 장소의 매치





끝으로,

고흐의 그림 몇 점을 옮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