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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창 2019. 2. 25. 08:15


해발 3250미터에서 4100미터 사이에 있는 '라파스'는

볼리비아의 실질적 '수도'로서

수도 역할을 하는 도시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단다.

백두산보다 1000미터 정도 더 높은 곳에 도시가 있는 거다.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희박한 도시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도착하자마자 힘들다는 걸 느끼게 된단다.

나 또한 라파스에 있는 동안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남미 지역 축구 경기가 있을 때,

라파스에서 경기가 열리면,

세계 정상급에 속하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의 국가 대표 선수들도 맥을 못춘단다.

그들에게 라파스는 아주 악명 높은 도시라고...ㅎ



도시의 생김새가 참 독특하다.

마치 거대한 믹싱볼 형태의 움푹한 지형인데,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의 표고 차가 거의 1000 미터에 달한다.

가운데 낮은 곳엔 부자들이 살고,

위로 올라갈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산단다.


양쪽 사이를 이곳의 명물인 케이블 카가 다니고 있는데,

라파스의 케이블카는

관광용이나 상업용 등이 아니라

도시의 대중교통 역할을 담당하는 중이란다.

요금도 싸고 운행 횟수도 많아서

'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단다.



케이블 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며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래의 두 장은 빌려온 사진이다. ㅎ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라파스 시의 케이블카가 아니라,

라파스 시와 위성도시인 '엘 알토' 등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다.

가난한 자들이 주로 사는 동네는 엘 알토 시란다.

같이 붙어있어서 한 도시처럼 느껴지지만,

엄연히 행정구역 상으로는 서로 다른 도시란다.



둘 사이의 표고 차가 매우 크고,

도로나 운송 수단 등이 발달하지 못해서,

도시 교통 문제가 매우 심각했었는데,

이 케이블 카를 설치하고부터 많은 부분이 해결되었단다.

교통체증 문제와 대기오염 및 소음 공해, 연료 문제 등이 ...


2014년에 처음 개통했고,

현재는 6개 라인이 운행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더 확충할 계획이란다.


처음에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지만,

참 잘한 거 같다.




현 대통령 모랄레스의 사진이 들어간 입간판.


볼리비아 곳곳에서 모랄레스의 사진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그의 인기가 꽤 좋단다.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라서

세계적인 주목의 대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름대로 잘 하는 모양이었다.


2005년에 처음 대통령이 되어 현재까지 3번 째 연임하고 있다는데,

라파스에 케이블카 설치를 한 것도,

 그의 인기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 된다.






'달의 계곡' 입구



달의 계곡은

이곳의 지형이 마치 달 표면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시 외곽에 위치하는데,

시내에서 차량으로 40분 정도 이동해야 닿을 수 있다.


달에 처음 발을 디딘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건너편 언덕 위에 있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가

이곳을 바라보고는

 마치 달 표면 같이 생겼다고 말하면서부터 유명해졌단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ㅎ)











달의 계곡에 가기 전에는 기대가 컸었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기에 '달의 계곡'이라고 할까??



그런데 막상 가보니 실망스러웠다.

우선 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작다.

1시간 정도만 둘러보면 될 정도다.


그리고 지형이 너무 단조롭다.

다 거기서 거기였다. ㅎ















'낄리 낄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낄리 낄리 전망대는

 라파스 시내 안쪽에 있는 약간 높은 지형에 위치해 있었다.

안쪽에 돌출된 형태라서

사방으로 시내를 둘러보며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장소였다.


그런데 전망대까지 오르는 동안

좁은 길을 따라 고지대로 힘겹게 올라가는 차량 안에서

마음이 몇 번 조마조마했었다.

중간에 차량들이 마주치거나 했을 때,

서로 비켜가기 위해 곡예 운전을 하는 바람에 손에 땀을 쥐기도  했고,

경사가 심한 길에서 코너를 돌 때,

차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조금씩 뒤로 밀리는 바람에

잠깐 사색이 되기도 했었다. ㅎ



라파스 시내의 교통 사정을 조금은 경험한 셈인데,

실제로 그곳에서는

일년 365일 내내 비슷한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질 거 같다.

눈으로 대충 봐도

낄리낄리 전망대 오르는 길보다 더 높고, 경사가 급한 길이 도처에 널려있던데,...

뻔한 거 아니겠나.


어쨌든 으휴 ~

그런 경험은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ㅎ





전망대 위에 있는 조형물

역광이라 사진이 좋지 못하다.





라파스의 중심부인 마요르 광장은 대충 지나치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서 몇 장을 좀 빌려왔다. ㅎ



이곳에 있는 국회의사당 건물 전면엔

신기한 시계가 있다.


보통의 시계와 좌우가 바뀐 '거꾸로 시계'다.

시계 바늘이 보통 시계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간다.


누군가 재미있는 발상을 했구나... 생각했는데,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란다.

이면에 어떤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단다.

(그 내용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눈에는 그냥 '재미있는 시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ㅎ



라파스 야경이 유명하다는데, 보지는 못했다.

우선 몸 컨디션이 좋지 않기도 했고

치안 상태가 워낙 좋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그냥 패스 ~ 했다.

그래서 야경 사진도 하나 빌려왔다. ㅎ

시 외곽의 설산을 배경으로, 너무 잘 찍은 사진이다.

볼 때마다 탄복케 한다. ㅎ



돌이켜 보니

라파스는 그냥 대충 지나치고 만 거 같다.

그래서 사진도 별로 없다.

우선 '우유니 소금 사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른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게다가 몸 컨디션까지 좋지 않았으니,

별 다른 의욕이 나질 않았던 거다.


볼리비아는 남미 통틀어서 유일하게 비자를 받아야 하는 국가.

게다가 황열병 예방주사까지 맞아야 한다.

비자를 받는 과정도 까다롭고,

그동안 듣도 보도 못했던 황열병 예방주사 또한 간단하지 않을 뿐아니라,

 후유증까지 심해서

그런 과정들을 밟는 동안 수시로 짜증이 밀려오곤 했었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그 기억이 되살아 나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진다. ㅎ


어쨌든 볼리비아는,

우유니 소금 사막이 없다면, 무조건 그냥 패스 ~ 할 국가다. ㅎ



라파스 일정을 마치고

볼리비아 항공 편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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