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스페인의 그라나다 1 본문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했다.
야간 열차를 타고 싶었는데, 공사중이라서 안 된다고 하여 비행기로 이동했다.
(원래 계획은 2016년 말까지 완공하는 거였다는데, 아직 미완이란다.)
(스페인에서는 계획대로 딱딱 맞춰서 일을 하는 게 드문 편이라고 알고 있다. ㅎ)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하는데,
그곳 여직원 중 한 명이 내 여권을 보더니, 한국에서 왔냐며 자신은 '방탄 소년단'을 좋아하고,
한국의 남자 탤런트(이름은 까먹었다. ㅎ) 누구를 좋아한다며 아는 체를 한다.
방탄 소년단이나 그 탤런트가 스페인에 오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갈 거란다. ㅎ
해외 여행할 때 자주 느끼는 점이지만,
한류의 힘은 정말 대단한 거 같다.
그라나다 공항.
그냥 소박한 시골 공항이다.
바르셀로나에서 타고온 비행기.
스페인에서 유명한 저가항공이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으로 예약 가능)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
공항버스를 타고 내린 곳이 그라나다 대성당 입구다.
숙소를 이곳 근처에 잡았기 때문이다.
대성당 뒷면.
그나마 이렇게 뒷면에서는 대략적이나마 윤곽을 잡을 수 있는데,
전면에서는 그럴 수도 없다.
성당의 규모가 매우 큰데다가, 옆에 다른 건물들이 가까이 있어서 지상에서는 도저히 앵글을 맞출 수 없다.
대성당 앞면.
이곳의 왕실 예배당에 유명한 이사벨 여왕과 그의 남편 페르난도 2세의 무덤이 있다.
넓은 스페인 땅 중에서 바로 이곳을 영원한 안식처로 삼은 것이다.
그들은 이곳 그라나다를 함락하면서 소위 '레콘키스타'라고 부르던 국토회복운동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종교적인 의미로는 스페인 땅에서 가톨릭 세력이 이슬람 세력을 완전히 몰아낸 것이 된다.
그들 입장에서는 무척 감격스러웠을 것이다.
더군다나 알람브라에 들어가 보니, 너무나도 아름답지 않은가.
따라서 이 도시에 특별한 애정이 가는 것은 당연했을 거 같다.
성당 앞에 있는 광장.(성당에 비해 크기가 너무 작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서,
사람들이 대부분 그늘에만 있다. ㅎ
대성당 구경을 마치고 시내를 돌아다녀보니,
이곳 말고도 교회가 많이 보였다.
다른 교회.
길가의 가로수가 오렌지 나무였는데,
맛이 없는 품종이라 먹지는 못한단다. ㅎ
이사벨 여왕과 콜럼부스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동상으로 만든 것.
콜럼부스가 이사벨에게 자신의 권리를 약속받는 장면이란다.
자신이 인도가는 길(그 당시엔 인도로 간다고 생각했기에..)를 개척해서 향신료나 금은 보화를 얻게 되면,
그 중의 일정 부분은 자신의 몫이라는 약속을 이사벨로부터 받아냈는데,
그걸 문서로 확실하게 해달라고 해서 사인 받는 장면이라고... ㅎ
(콜럼부스라는 인간... 매우 치밀한 성격을 소유자였던 모양이다.)
거리 풍경.
햇빛을 가리는 차양막이 특이하다.
여름엔 낮기온이 너무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실제로 그라나다의 여름 낮기온은 섭씨 40도를 넘기는 게 다반사란다. 내가 갔을 때도 그랬다.)
플라멩코를 구경하기 위해 집시들의 동네인 '사크로몬테'를 찾았다.
'사크로몬테'라는 이름의 이 지역엔 유랑 민족인 '집시'들이 모여 사는데,
플라멩코는 바로 그들의 고유 문화다.
오랜세월 정처없이 떠돌며 살아온 집시들의 한이 녹아있는 춤인 플라멩코...
그런데 이젠 어느새,
스페인을 대표하는 문화로도 자리잡은 거 같다.
플라멩코는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태어난 춤이란다.
남쪽인 안달루시아 지방이 기후가 따뜻하여 집시들이 살기에 좋기 때문에 많이 모여살았는데,
그러다가 자연스레 발생한 춤이라는 거다.
18세기 후반에 등장했다니 역사가 그리 깊지는 않다.
어쨌든 이제는 어엿한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상품 중 하나가 되었는데,
이 플라멩코 공연을 즐기려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에서도 할 수 있지만,
안달루시아 만한 곳은 없다고 한다.
태양빛 강렬한 안달루시아 지방의 정열적인 기운은 다른 어느 곳보다 거세고 드높기 때문이다.
즉, 안달루시아를 대표하는 도시인 세비야, 그라나다 등에서 즐기는 게 좋다는 얘기다.
관광객들은 주로 대도시인 세비야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관람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곳 그라나다에서 보기로 했다.
플라멩코 공연장 입구.
식당과 술집을 겸해서 운영하는 거 같았다.
왼쪽은 식당 입구고, 오른 쪽이 공연장 입구다.
공연장은 동굴 형태를 취하고 있다.
동굴 또한 그들의 고유 문화라고...
집시들이 이 지방에 처음 들어왔을 때
언덕에 동굴을 파고 그 안에서 생활했단다.
집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시작했는데,
살아보니 좋아서 나중엔 아예 고정 생활방식으로 정착되었다고...
동굴 안이 늘 적정한 온습도를 유지해주지,
또 별다른 돈이 들어갈 일도 없지...
가난한 집시들에겐 아주 안성마춤이다. ㅎ
특히 여름엔 엄청 덥고 겨울엔 차가운 이곳의 날씨 속에서 살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단다.
벽에 붙어 있는 여러 사진 중의 하나.
공연이 시작되면 기타리스트와 가수가 먼저 자리한다.
노래가 시작되면 무희가 한 명씩 들어오며 춤을 춘다.
내가 앉았던 자리가 명당이어서 감상하기도 좋았고, 사진 찍기도 좋았다.
동영상 촬영을 잠깐씩 한 게 있어서 올려본다.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이 동영상에 나오는 장면은 별로 재미없을 때다.
진짜 재미있을 땐 다 빠진 거 같다.
그땐 넋을 놓고 감상하느라
찍을 새도 없었기 때문이다. ㅎ
특히
무희 중의 하나가 무아지경에서 격렬하게 춤을 출 때가 압권이었는데,
그게 없어서 많이 아쉽다.
플라멩코 공연 관람은 아주 좋았다.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한 시간 넘게 공연을 한다는데,
처음 일 이십 분 정도야 흥미롭겠지만, 나중엔 좀 지겹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무대도 없고, 별다른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장르의 춤을 선보이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플라멩코를 보여주는데 그걸 한 시간 넘게 하다니...
그랬었는데, 세상에 ~
공연이 다 끝날 때까지 눈과 귀를 떼지 못했다.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열정에 푹 빠져서
그들과 같이 호흡하며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끝났을 때,
느낌상으로는 잘해야 이 삼십분 정도 지난 거 같은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ㅎ
돌이켜 보니,
플라멩코는 좁은 동굴 같은 곳에서 즐겨야 제맛이 나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때,
넓은 극장식 무대 같은 곳에서 그런 공연이 펼쳐졌다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까???
플라멩코 관람을 마치고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알바이신 지구의 전망대로 갔다.
알바이신 지구는 주로 아랍인들이 사는 동네란다.
이렇게 앞에 카르멘이라는 글자가 붙으면 정원이 있는 저택이란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바로 건너편에 알람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시내의 야경이 짠 ~ 하고 나타났다.
전망대 광장의 뒷쪽 부분.
한 커플이 앉아 데이트 하는 곳은
마을에 물을 공급하던 시설이란다.
저곳에 물을 저장해놓고, 그 안에 자라나 거북 등 살아있는 동물을 넣어놓아서
그 동물들이 살아있으면 안심하고 물을 마시거나 사용했단다.
알바이신 언덕 아래에 있는 시장
주로 기념품들을 파는 곳이었는데,
'아랍' 풍이 느껴지는 게 많이 보였다.
다음날 오전에 그라나다 시내에서 찾은
아랍인들의 전통시장인 '알카이세리아.'
그라나다가 옛날에 무어인들의 왕국 수도였기 때문인지
'아랍 냄새'를 풍기는 곳이 많았다.
이사벨과 그의 남편인 페르난도 2세에 관련된 건축물이라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ㅎ
대형 카르멘(저택)
옛날에 대단한 사람이 살던 집이었다는데,
지금은 그라나다 대학의 교수들 연구실로 쓰고 있단다.
이곳에서 멋있는 정원도 구경하고,
바로 앞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도 구경했다.
이제 그라나다의 노른자인 알람브라 궁전에 들어갈 일만 남았다.
그 유명한 알람브라에...
'그라나다' 하면 '알람브라'.
'알람브라' 하면 '그라나다'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할까?
알람브라는 그라나다의 상징이자, 스페인의 자랑거리다.
누에바 광장의 분수.
누에바 광장은 알람브라 궁전과 연결되는 입구에 있고,
주위에 음식점들도 많아서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알람브라 궁전에 대해서는 2편에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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