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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 살아가는 이야기

푸드 코트(복합 음식점)에 대하여

밝은 창 2011. 12. 10. 16:48

 

 

이른바 푸드 코트라고 이름 붙은 식당을 갈 때가 있다.

한 공간에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그런 식당 말이다.

예전에는 '시식코너'라고 부르기도 했다.

 

나는 그런 곳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행이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가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그곳에 갈 때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알다시피 거기에서는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쪽지를 받아 기다리다가, 다 되었다는 신호가 있으면 가서 받아다가 먹어야 한다.

남아있는 식탁이 지저분하면 알아서 치우고 먹어야 한다.

또한 식수나 휴지 등도 본인이 가져다가 해결해야 한다.

반찬이 부족하면 가서 부탁해서 가져다 먹어야 한다.

 

그뿐인가?

나중에 다 먹고 난 빈 그릇은 해당 음식이 나온 곳에 가져다주어야 한다.

즉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손님이 해야 한다.

 

그래서 불쾌하다.

모두 다 일반 식당에서는 주인이나 종업원이 해야 할 일이다.

손님은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한 다음에 먹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물이 필요하다든지 반찬이 더 필요하다든지, 휴지가 필요하면 요구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그곳에서는 손님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뒤처리하기 좋게끔 도와주기까지 해야 한다.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근처에 있는 일반 식당이나 푸드 코트의 음식 값이 거의 같다는 거다.

 

절대로 같아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음식에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일반 식당보다 음식의 질이 더 좋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무엇보다

서비스에 분명한 차이가 있지 않은가.

하늘과 땅 차이로...

 

그런데도 같은 가격?

 말이 안 된다.

 

 

십여 년 전에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푸드 코트 비슷한 곳에 가 보았었는데...

 

근처에 있는 일반 식당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인건비가 빠지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는 답변이 왔다.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었다.

 

게다가 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돈을 절약하고 싶을 때는 그곳에 갔다.

 

그 경험이 있은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푸드 코트 같은 식당에 갈 기회가 있으면. 같이 간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해주었다.

가격이 같이 형성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푸드 코트 등으로 명명된 식당은

가격이 일반 식당보다 저렴해지기 전에는 갈 곳이 못된다고.

소비자들이 그런 걸 일깨워줘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내가 설명을 하면 모두 다 내 의견에 동의 했다.

미처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거 같다고.

 

그런데 그 중에 어떤 사람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그 근처를 같이 가게 되었는데, 또 그 푸드 코트에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떠오르는 곳이 거기 밖에 없다면서. ㅎ

 

근처에 분명히 고를 수 있는 식당이 제법 많은데도 불구하고,

단지 익숙하다는 이유 때문에 그곳으로 발길을 ...

 

 암튼 내 얘기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들은 건 분명한 듯했고

한편으론

'나 혼자 가지 않는다고 뭐 달라지겠어?'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다.

그런 생각과 태도들이

스스로 권리를 포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왜들 모르는지... ㅉ

 

 

푸드 코트 등으로 이름 붙여진 복합 음식점들은

지금도 성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몇 년 째 나는 가지 않았으니 그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만,

별 다른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이렇다 할 변화는 없는 듯하다.

 

하긴 고객들이 계속 찾는데 변화를 줄 이유가 있을까?

 

그런데 최근에 식당의 음식 값이 많이 올랐던데...

 

궁금하다.

그곳도 일반 음식점하고 똑같이 가격을 올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