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세계일주 크루즈 (6) 본문
- 나미비아 -
나미비아는 비자가 필요하단다.
이 나라와는 아직 비자면제 협정이 되어있지 않은 듯.
이번에 기항한 30개국 중 유일하게 비자가 필요한 국가다.
그런데 이미 얘기했지만
비자발급을 위한 준비가 복잡하고 번거롭다.
서류 준비 등이 번거롭고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나미비아 입국을 그냥 포기할까?’.. 도 생각했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해?... 이러면서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나미비아 사막에 가보고 싶은 맘이 컸기 때문이다.
사실은
크루즈 여정이 바뀌었다는 걸 통보받고,
바뀐 일정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나미비아’였다.
나미비아에 간다니... ‘와! 기회가 왔구나.’ 좋아했었다.
(비자가 필요하다는 건 전혀 모르고)
그곳에 아름다운 사막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 사막의 사진들을 보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한껏 들떴었다.
그러니 나미비아 비자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나미비아 비자가 끝까지 괴롭혔다.
신청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도 소식이 없기에
대행업체에 연락해보니
나오긴 나왔는데 틀린 게 있어서 정정신청 했단다.
비자가 나왔는데 여권번호가 잘못 인쇄되어있어서
나미비아 이민국에 정정요청을 했더니,
별도의 레터를 보내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단다.
비자 발급절차를 다시 밟지 않고,
자신들의 인쇄 잘못을 인정하는 별도의 서류를 보내줄 테니
그걸 현지 출입국 직원에게 비자와 같이 제시하면 된다는 것.
그런데 그게
여행 떠나기 전날 오후에야 겨우 도착했다.
그야말로 ‘겨~우’였다.
참...
이런 일도 있다니...
대행업체에 문의했을 때,
비자신청 서류 접수를 최소 한 달 전에는 해야 한다고 하기에
뭐가 그리 오래 걸리나... 생각했었는데...
막상 해보니
한 달 이상 여유를 두고 하는 게 옳을 거 같다.
일처리를 빨리 하지 않는 아프리카 후진국인데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있을 수 있으니
기간을 여유 있게 잡는 게 맞는 듯
암튼 나미비아 사막을 가볼 수 있게 되었고,
결과는 한마디로 해서 ‘좋았다’
누가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고 물어온다면
서슴없이 ‘나미비아 사막’이라고 할 것이다.
비록 서너 시간의 사막 기행일 뿐이었지만
너무 좋았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사막투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홍학이 많은 해안에도 갔다.
투어가 끝난 후
지프차 운전자 겸 가이드 역할을 한 사람에게
팁을 주지 못한 것이 한동안 맘에 걸렸다.
아마도
그는 여행업체에서 돈을 많이 받지 못하고
관광객들이 주는 팁에 희망을 거는 듯했다.
투어가 끝난 후에 거의 노골적으로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에게 팁을 요구하다시피...
그런데 주지 못했다.
팁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배에서 나올 때 돈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미안했다.
왜냐하면, 그가 열심히 해준 덕분에
기분이 좋아서
돈이 있다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르겠다.
관광을 하면
으레 팁을 준비하지 않느냐고..
아니다.
다른 기항지관광에서는 팁이 거의 필요 없었다.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없었고.
끝나고 차에서 내릴 때
주는 사람이 몇 명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내렸다.
가뜩이나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그런 분위기에서
팁 준비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암튼
차에서 그냥 내리며
괜히 미안하고... 기분 찝찝하고...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