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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한다.

밝은 창 2013. 10. 7. 12:35

 

 


우리나라는 기초과학 분야가 약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그 분야가 발달한 나라의 기초과학기술을 빌려다 써야 한단다.

기초과학기술이 없다보니 그걸 개발한 외국의 회사나 국가에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사용하거나 핵심 부품을 비싼 값에 수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늘 남들이 개척해놓은 것을 따라가거나 베끼기 바쁜 거 같다.


지금까진 별 문제 없어 보였다.

로열티를 주거나 핵심 부품을 수입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었으니까.

또한 따라가거나 베낀다 해도 돈을 버는 데는 별 다른 문제없었고, 빨리 돈을 벌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하지만 이젠 우리나라도 그런 단계는 지난 거 같다.

한계에 봉착했다고 봐야 한다.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앞서가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따라서 기초과학의 역할이 절실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많이 늦은 거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이공계 전공자도 아니고 그 방면으로 일한 경험도 없기 때문에 잘 모르는 소리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거 같아서 하는 얘기다.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한다.

기초과학자들을 우대해야 한다.

말로만 육성하고 우대한다고 해선 안 된다.

기초과학 분야 종사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물리, 화학, 생물 등의 기초과학을 전공하여 한 우물을 파는 사람들이라면 생활 걱정 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시상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기초과학 분야를 전공하겠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 자연스레 선의의 경쟁이 생기면서 우수한 인력이 선발되고 연구 결과도 좋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지 않겠나.

즉 사회 분위기 적으로 기초과학에 매진하는 사람들을 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정부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여러 가지 방법의 연구 지원이 있다는 것은 대강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듣기로는 연구를 시작하면 일정한 기간 내에 결과물을 내어 놓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제외시켜 버린다고 하던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만약 사실이라면, 그런 풍토로는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구호가 공허하게만 들릴 뿐이다.


결과물이 신통치 못하더라도 과정이 충실했다면 그걸 인정하고 기회를 계속 주어야 한다.

그래서 시행착오 줄여가는 과정을 격려해주고 인정해줘야 한다.

그런 시스템과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연구를 게을리 한다든지 돈과 시간 낭비만 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우려 때문에 전체를 그르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그리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제대로 잡히면 그런 '구더기'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어있다.


어차피 기초과학 연구란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한 것.

10번을 시도해서 한번 성공할까 말까의 확률에 도전하는 것.

하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국가 전체의 역량을 발전시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


기초과학 육성은

얼핏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같을 수도 있다.

일정 기간이 경과했는데도 결과물이 없거나 신통치 않을 경우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하다.

20년 30년 앞을 내다보며 인내해야 한다.


5년 동안 국정을 책임지고 끝나는 정권에게 20년 30년 앞을 내다보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거 같은 정책'을 추진하라고 하는 게 설득력 있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설령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한정된 재원으로 나라 살림을 이것저것 챙기려다보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다.

이런저런 요구 때문에 돈 들어갈 곳은 늘 넘치는 게 현실 아닌가.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나라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절대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

우선순위는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정할 수 있는 것.

제대로 된 기초과학육성 정책을 빨리 시작하고 또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은 그대로 지속되어야 한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좌지우지 되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대선 때 양대 진영은 기초과학육성정책을 펴겠다고 공약했다.

그 얘긴 양대 정당 모두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것.

그렇다면 정권의 바뀜 여부에 관계없이 추진이 가능한 정책을 여야가 합심하여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새 정부 들어선지 7개월이 지났고 8개월째다.

근데 조금 전에 밝혔듯이 내가 그쪽 계통과 관계없어 과문한 탓이겠지만, 아직까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나왔다는 얘길 듣거나 보지 못했다.

설마 지금까지 해왔던 걸 조금 고치거나 보완하고서 끝 ~  이런 건 아니겠지?


부디 내가 잘 모르는 소리 지껄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