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말세 본문
말세
은산
워따메!
숭악헌 눔덜.
그러니께 뭐시냐,
농사꾼들 일년농사 심들게 한 거를
하룻밤사이에 몽창 걷어갔다는 거 아녀 시방.
참말로 환장허겄네.
뭐 그런 눔덜이 다 있다냐.
생각할수록 몸이 벌벌 떨리는구먼.
구신들은 뭐하나 몰러.
그런 눔덜 안 잡아 가고.
시상이 워떻게 변할라고 이러는지.
참말로 큰일이구먼.
워째 날이 갈수록
도적눔덜만 더 설치는 시상이 되는 거 같어.
그것도 순 날도적눔덜 말여.
경찰들은 뭐하는 겨.
그 눔덜 얼른 난짝 잡아들이지 않고.
참말로 답답하구먼.
그렇게 꾸물대다가
머잖아 우리도 당하는 거 아녀 이거.
그나저나,
그눔덜이 우리 마실에 오면 워쩐댜.
맨날 잠 안자고 지킬 수도 읍고,
그렇다고 그냥 냅둘수도 읍고,
진짜 큰일이구먼.
참 내,
살다 살다 별 걱정을 다해보네 그랴.
진짜 시상이 워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세여 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