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말세 본문

자작시

말세

밝은 창 2012. 12. 3. 13:21

 

 

 

       말세

 

                      은산

 

워따메!

숭악헌 눔덜.

그러니께 뭐시냐,

농사꾼들 일년농사 심들게 한 거를

하룻밤사이에 몽창 걷어갔다는 거 아녀 시방.


참말로 환장허겄네.

뭐 그런 눔덜이 다 있다냐.

생각할수록 몸이 벌벌 떨리는구먼.

구신들은 뭐하나 몰러.

그런 눔덜 안 잡아 가고.


시상이 워떻게 변할라고 이러는지.

참말로 큰일이구먼.

워째 날이 갈수록

도적눔덜만 더 설치는 시상이 되는 거 같어.

그것도 순 날도적눔덜 말여.


경찰들은 뭐하는 겨.

그 눔덜 얼른 난짝 잡아들이지 않고.

참말로 답답하구먼.

그렇게 꾸물대다가

머잖아 우리도 당하는 거 아녀 이거.


그나저나,

그눔덜이 우리 마실에 오면 워쩐댜.

맨날 잠 안자고 지킬 수도 읍고,

그렇다고 그냥 냅둘수도 읍고,

진짜 큰일이구먼.


참 내,

살다 살다 별 걱정을 다해보네 그랴.

진짜 시상이 워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세여 말세.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와지붕  (0) 2013.01.03
춘향에게  (0) 2012.12.19
토란  (0) 2012.11.24
단풍나무  (0) 2012.11.01
늦가을 비, 감나무  (0) 201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