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창
새들도 같더라 본문
봄엔
새들이 대부분 쌍쌍이더라.
사람만 춘심이 발동하여
이성을 찾는 게 아니라
새들도 열심히 짝을 찾더라.
우연히
산 까치 세 마리가
사랑싸움하는 걸 지켜보았는데
사람과 같더라.
다가가고
튕기고
밀고 당기다가
이윽고
눈 맞춰 날아가고
남은 한 마리는 멍하니 쳐다보고
뭐 하나 다른 게 없더라.
숲을 돌아보니
새 이름은 모르지만
작은 새든
큰 새든
모두 쌍쌍이더라.
이 나무 저 나무속을 오가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짝을 맞춰 다니더라.
새로 나온 잎들이 울창하여
속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잘도 헤집으며 쫓아다니더라.
매년 봄에 저랬을 텐데
왜 이제야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모습들이 참 사랑스럽더라.
봄엔
사람이나 새들이나
사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은 거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