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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사이

새들도 같더라

밝은 창 2012. 5. 25. 08:19

 

 

 

봄엔 

새들이 대부분 쌍쌍이더라.


사람만 춘심이 발동하여

이성을 찾는 게 아니라

새들도 열심히 짝을 찾더라.


우연히

산 까치 세 마리가

사랑싸움하는 걸 지켜보았는데

사람과 같더라.


다가가고

튕기고

밀고 당기다가

이윽고

눈 맞춰 날아가고

남은 한 마리는 멍하니 쳐다보고

뭐 하나 다른 게 없더라.


숲을 돌아보니

새 이름은 모르지만

작은 새든

큰 새든

모두 쌍쌍이더라.


이 나무 저 나무속을 오가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짝을 맞춰 다니더라.


새로 나온 잎들이 울창하여

속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잘도 헤집으며 쫓아다니더라.


매년 봄에 저랬을 텐데

왜 이제야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모습들이 참 사랑스럽더라.


봄엔

사람이나 새들이나

사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은 거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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