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살아가는 이야기

어느 어머님의 소중한 말씀

밝은 창 2023. 7. 11. 22:35


머리 감으면
모자는 털어서 쓰고
목욕하면
헌 옷 입기 싫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것이 얼마나 가겄냐 마는
날마다 새로 살겄다고
아침마다 낯도 씻고 그런 거 아니냐 !

안 그런다면
내 눈에 보이지도 않은 낯을

왜 맨날 씻겄냐 !

그나저나 무슨 일이든
살펴 감서 해얀다 .

까치가 집 짓는 나무는
베는 것이 아니다.
뭐든지 밉다가도
곱다가도 허제...
밉다고 다 없애면
세상에 뭐가 남겄냐 !

낫이나 톱 들었다고
살아있는 나무를 함부로 찍어대면
나무가 앙갚음 하고

괭이나 삽 들었다고
막심으로 땅을 찍어대면
땅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 것이다.

세상에 쓸 데 없는 말은 있어도
쓸 데 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나뭇가지를 봐라...
곧은 것은 괭이자루,
갈라진 건 소 멍에,
벌어진 건 지게,
가는 것은 빗자루,
튼실한 건 울타리로 쓴다.

나무도 큰 놈이 있고 작은 놈이 있다 .
야문 놈이나 무른 놈이나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람도 한 가지다
생각해 봐라.
다 글로 잘 나가면
농사는 누가 짓고
변소는 누가 푸겄냐...

밥하는 놈 따로 있고
묵는 놈도 따로 있듯이
말 잘하는 놈 있고,
힘 잘 쓰는 놈 있고,
헛간 짓는 사람 있고,
큰 집 짓는 사람
다 따로 있잖여...

돼지 잡는 사람,
장사 지낼 때
앞소리 하는 사람도
다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라도 없어 봐라.
그 동네가 잘 되겄냐!
살아보니
그닥시리 잘 난 놈도
못 난 놈도 없더라.

지나고 보니까
잘 배우나 못 배우나
별다른 거 없더라 .

사람이 살고 지난 자리는
사람마다 손 쓰고 마음먹기 나름이지
배운 것과는 상관이 없더라.

거둬 감서 산 사람은
지난 자리도 따뜻하고
모질게 거둬 들이기만 한 사람은
그 사람이 죽고 없어져도 까시가 돋니라...

어쩌든지
서로 싸우지 말고
도와 가면서 살아야제
다른 사람 눈에 눈물 빼고
득 본다 싶어도

끝을 보면 별 거 없니라 .

누구나
눈은 앞에 달렸고,
팔다리는 두 개라도
입은 한 개니까
사람이 욕심 내 봐야
거기서 거기더라.

갈 때는
두 손 두 발 다 비었고,

말 못 하는 나무나 짐승에게 베푸는 것은
우선 보기에는
어리석다 해도 길게 보면 득이라...
모든 게 제 각각 베풀면 베푼대로 받고
해치면 해친 대로 받고 사니라.

그러니
사람한테야 굳이 말해서 뭐 하겄냐!

나는 이미 이리 살았지만
느그들은 어쩌든지
눈 똑바로 뜨고 단단이 살펴서

마르고 다져진 땅만 밟고 살거라.

개가 더워도
털 없이 못 살고,
뱀이 춥다고

옷 입고는 못 사는 법이다 .

사람이 한 번 나면
아가는 두 번 된다더니,
어른은 되지 못하고
애기만 또 됐단다.

인자 느그 아가들 타던
유모차에 손을 짚어야 걸어 댕기니...
세상에 수월한 일이 어딨냐 !

하다보면 손에 익고
또 몸에도 익고
그러면 용기가 생기는 것이제...

다 들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 아니겄냐...
욕심내지 말구
남 욕하지 말구
남의 탓하지 말구
콩 한 개라도 나눠 먹어라.

그것이
최고로 사는 것이여...
알것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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