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우유니 소금 사막

밝은 창 2019. 2. 22. 08:22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 사막

 1만 2천km2의 면적으로, 우리나라의 충청남도보다 더 넓은 규모란다.

 볼리비아 국민 전체가 수천 년간 소비해도 남을 만한 어마어마한 양의 소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리비아엔 이곳 말고 내세울만한 관광자원이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따라서 볼리비아를 찾는 거의 모든 여행객들은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일 것이다.




소금 호텔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2박 3일 동안 머문 호텔이다.

도착하기 전까지도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의외로 매우 좋았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묵었던 호텔들 중에서

 인상 깊은 호텔을 꼽으라면 단연 상위에 랭크될 만하다.



Hotel 이름이 'LUNA SALADA' 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Salty Moon' 이란다.

직역하자면 '짠 달'이 되나?

짜디 짠 달?


이상하다.

그래서 내가 내맘대로 번역해 봤다.

 '소금기 머금은 달' 이라고... ㅎ


그런데 할 수만 있다면

더 예쁜 이름으로 번역하고 싶다.

호텔 내부의 이모저모에 반해서다.



호텔 로비에서부터

복도 등이 모두 소금밭이다.

걸을 때마다 '사각 사각' 모래밭을 걷는 거 같다.


그뿐 아니라,

내부의 벽도 소금 벽돌로 만들었고,

침대조차도 소금으로 만들어

온통 소금 세상에 온 듯하다.



이곳 소금 사막도 일반 사막같은 기후란다.

여름인데도 밤엔 추워서 두꺼운 옷과 난로가 필요하다.




호텔의 식당도

 내부가 훌륭하게 꾸며져있고,

전망 또한 좋아서

아침 식사 시간이 즐거웠다.





건물의 외양은 좀 허술하다.

그래서

겉에서 봤을 땐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내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서,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동공이 확장된다. ㅎ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날씨'일 것이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불편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여행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유니에서는 그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날씨가 좋지 않으면,

그냥 '꽝'이다.


아무 것도 얻는 게 없다.

헛수고만 하고 그냥 '땡'이다.

따라서 '우유니 여행'은 날씨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유니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류의 사진을 꿈꿀 것이다.

(내가 찍은 거면 좋겠지만 빌려왔다. ㅠㅠ)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우유니 소금 사막에 붙은 별칭이다.


여름철 우기에 비가 내려 물이 고이면

소금 사막 전체가 마치 거대한 거울처럼 변하여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거...

바로 그거 때문에

이곳이 유명세를 탄 거 아니겠나.


그런데 날씨가 뒷받침되어 주지 않으면

거울 역할 자체가 안된다.

무엇보다 바람이 없어야 한다.

바람이 있으면 물결이 생겨서 꽝이다.


우유니에서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3박자가 맞아야만 가능하다.

첫째, 투어 이전에 비가 와서 바닥에 물이 고여있어야 하고,

둘째, 바람이 없어야 하고

셋째, 파란 하늘이어야 한다. (하얀 구름이 약간씩 있으면 훨씬 좋다. ㅎ)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우유니 투어를 한 날은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계속 불었다. 쩝 ~


하긴, 우유니 투어에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엄청난 행운'이라는 얘길 들었었다.

그건.. 그만큼 확률이 낮다는 얘기 아니겠나.



 기차 무덤


투어는 '기차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고물이 된 기차들을 모아둔 곳인데,

이곳에서도 잘 만 찍으면 멋진 사진이 나온다나 뭐라나...


나름대로들 작품 사진(?)을 찍으려고 이리 저리 바쁘게 움직였지만,

나는 그냥 대충 몇 장 찍고 말았다.

이런 곳에서 억지로 연출된 사진 같은 걸 찍어봤자 뭐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날씨가 좋지 않고,

춥기까지 해서 도통 의욕이 나질 않았다.





기차 무덤 옆의 기념품 가게들




소금 사막에는 물이 꽤 많이 고여있었다.

전날 밤에 천둥 번개와 함께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에

짐작은 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런데 문제는 바람이었다.

현장에서 겪어보니

흐린 하늘도 문제지만

바람, 바람이 가장 큰 방해꾼이이었다.

계속해서 바람이 불어

수면위에 물결이 생기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바라보며 바람이 잦아지길 기다릴 수밖에...




바람이 잦아들길 기다리다가,

점심 시간이 되니 소금 사막 중간에 있는 쉼터 비슷한 곳으로 갔다.



소금 사막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쉼터 내부 모습




쉼터 옆에 있는 바위에 각국 국기를 설치해놓았다.


 투어를 하는 동안

드넓은 소금 사막을 달리며

이런 바위 같은 게 있는 곳은 보지 못했다.

거의 대부분 아주 편편했다.


그래서 비록 낮은 바위지만 이곳이 특별해 보였다.

아마 그런 특색이 있어서 이곳에 쉼터를 마련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렇게 물이 없는 곳도 있었다.

아마 이곳의 지대가 다른 곳보다 약간 높은 모양이다.


건기라면 저 소금밭이 하얗게 빛을 발하고

특유의 육각형 문양도 드러나서 그런대로 또 멋있을 텐데,

 물기를 잔뜩 머금어 우중충하기만 하다.




그런데 비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리더니



그곳도 이렇게 금세 물바다로 변했다.



가기로 되어있던 '어부의 섬'도 가지 않고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렸지만,

오후에도 날씨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좋아질 듯 하다가도 또 다시 바람이 불거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등

마치 인내심을 테스트 하는 거 같았다.


드디어 투어에 같이 참가한 사람들이 점차 술렁대더니,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났다.


그런데 투어를 진행하는 현지인 가이드가 말렸다.

기왕 기다린 김에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그러면 분명 좋아질 거라고....


미심쩍어 하는 표정들이 많았다.

하루 종일 그런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지만 다 소용없지 않았냐고...

나 또한 선뜻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의 말이니 일단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세상에,

저녁 때가 되었을 무렵

갑자기 바람이 잦아들더니만,

조금 전까지 물결이 일던  주변의 수면이 금세 고요해졌다.

눈을 의심할 정도의 극적인 변화였다.


비록 늦은 저녁 시간이었지만

우유니 소금 사막 특유의

거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열심히 여기 저기 셔터를 눌러봤는데,

그랬는데...


막상 사진을 보니 어째..좀 민망하다.

그동안 보아왔던 우유니 소금 사막 관련 사진들과 비교하니,

 너무 많이 부족하다.

아니, 비교 대상에 끼일 수조차 없는 허접한 것 뿐이다. ㅠㅠ



그래도

포기할 마음까지 갖고 있다가 몇 장 건진 거라서 그런지

약간의 애정은 간다. ㅎ



얼마 있지 않아 이렇게 일몰이 찾아오고,

우유니에서의 길고도 짧았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