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사이

길거리 애정행각을 목격하고..

밝은 창 2013. 1. 7. 11:26

 

 

 

서울의 유명한 대로변에서

젊은 남녀가 꼭 끌어안은 채 뽀뽀를 한다.

가만히 보니 고교생들이다.

외투 밑에 보이는 옷이 교복이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벌건 대낮에

그것도 사람들 많이 다니는 곳에서

젊은이들이 포옹하고 뽀뽀를 하다니.


수십 년 전에 외국 여행 할 때

신기하게 보았던 그 장면이

이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다니.

그것도 새파란 고등학생들에 의해서.


왜 그런 짓은 먼저 배울까?

그들의 좋은 점을 배울 생각보다

말초적인 것부터 따라하는 거 같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중고생일 때 이성에 대한 관심과

섹스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거 안다.

그래서 욕구도 생기겠지.

한편으로는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유아기를 벗어나면서부터

욕구를 참아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배운다.

먹고 싶은 것이 있고 갖고 싶은 게 있어도

참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애정행각과 섹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나이 때는 참는 것이 좋다는 걸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르지는 않을 터.

더군다나 교복을 입은 학생 신분 아닌가.


마음 같아서는 다가가서

이런 저런 충고를 해주고 싶었지만

무슨 참견이냐는 힐난만 돌아올 것이 뻔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씁쓸했다.

거리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야

옷으로 가릴 수 있었지만

마음속 씁쓸함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