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사이

일상생활 속에서 감사하기

밝은 창 2012. 6. 14. 13:23

 

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심장 판막이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았단다.

가슴을 절개하고 받는 수술.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


그뿐 아니라,

계속해서 혈액응고 방지제를 복용해야 한단다.

인공적으로 판막을 삽입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막힐 염려가 있단다.


술 담배를 삼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음식도 자극 있는 음식은 안 되고,

콩으로 만든 것은 먹는 것을 자제해야 하며

녹황색 채소도 먹지 말아야 한단다.


먹는 즐거움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이것저것 가리는 게 많으니

사는 재미가 많이 줄어들 거 같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식사하는 것조차 힘들지 않겠는가.


혈액 응고를 막고 있기 때문에

치과 치료도 함부로 못하고,

피부에 상처가 날 염려가 있는 일은 절대 안 된단다.

감기 걸려 약을 먹을 때도 가려서 처방 받아야 하고.


운동도 가벼운 걷기 이외는 할 수 없다고 한다.

조금만 힘든 운동을 하면

가슴 통증 때문에 숨을 깊게 쉬는 것도 힘들단다.

거의 그냥 숨만 쉬면서 사는 거 같다고 하소연한다.


몸의 다른 부분들이 자꾸 약해져서

체중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아무런 의욕이 없단다.

보통의 사람보다 건강하다고 소문났던 친구였었기에

그에게 일어난 변화 소식은 놀라웠다.


앞으로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병원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철저히 조심하며 살아도

삽입한 판막의 수명이 15년 정도라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말문이 막혀 버렸다.


아프지 않음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설령 아프더라도 심하지 않으면 감사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 이순간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힘들게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 거 같다.

숨쉬고, 먹고, 싸고, 보고, 걷고, 뛰고 등 일상적인 것을

별 이상 없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매우 감사해야 할 일 아닌가.


잘 살고 싶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쌓여가는 스트레스 속에서 살 게 아니라

하루를 그저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으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