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교육 분야에 관하여

학교와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 - 2

밝은 창 2012. 2. 28. 10:50

 

 

얼마 전에 학교와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오늘은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함과 아울러 그 다음 순서로 해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강조하고 싶은 말을 먼저 간단하게 정의하고 시작하는 것이 낫겠다.

그것은 한마디로 '다양한 경쟁체제 확립 필요'라고 할 수 있다.

 

경쟁의 종류가 많게끔 해야 한다는 거다.

현재는 거의 공부경쟁만 있다고 봐야 한다.

 

공부경쟁 말고도 다른 분야 경쟁이 많아야 된다.

적어도 고등학교 때부터는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적성이나 취향에 맞추어

일찍부터 도전하고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공부경쟁만 한다는 것은 불행 아닌가.

 

다양한 경쟁체제가 가능하게끔 해야 한다.

초중고 시절을 좋은 대학 가는 것에 올인 하다가,

나중에 직업 경쟁을 하는 지금과 같은 구도 말고,

고등학교 시절 이미 직업이나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은 그야말로 공부에 적성이 맞아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사람들만 가는 곳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래서 연구를 계속 하거나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려면 대학에 가는 것은 낭비고,

일찍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는 것이 옳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우리의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에 고개를 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사람을 새로 뽑을 때 학력에 따른 차별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면 된다.

겉으로 대충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그렇게 느낄 수 있게끔 모든 곳에서 실시하면 된다.

그리고 학력이 아닌 능력으로만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게 중요하다.

이것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학력에 연연하는 지금의 관습은 바뀔 수 있다.

 

 

학력에 따른 우대나 차별은 사실 이제 거의 무의미 하지 않은가.

구시대 유물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예전에 문맹률이 높고 학력 격차가 많이 날 때 만든 제도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능력의 차이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능력을 검증할 다양한 방법이 있고,

또 기본 지식은 의무 교육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능력 향상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본인이 알아서 더 배울 것이다.

 

어쨌든 무조건 대학 입시경쟁에 허덕이다가 나중에 진로를 고민하는 지금의 체제는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의 고생도 많고, 쓸데없는 낭비가 너무 많다.

 

예를 하나 들자면, 입시경쟁 때문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을 쏟아 부어야하는 수학공부는 어떤가.

대학입시 이후에도 계속 그때 공부한 내용이 핖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학생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언필칭 창의성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선진국의 젊은이들에 비해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그것을 길러줘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잘한다.

그렇게 지적은 잘하면서

왜 창의성이 가장 잘 발휘된다는 10대 시절을 통틀어 대입 공부에만 올인 하게 하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고치려하지 않는가?

 

지금도 공부 말고 다른 경쟁 구도가 있지 않느냐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마치 대열에서 낙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리그 같은 느낌이다.

그런 상태 말고 당당한 정규리그가 되어야 한다.

사회적인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공부 말고 다른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 분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동안 온라인 게임 붐이 일어나서 전문 게이머를 청소년들이 동경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동안은 각종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이 부각되는 바람에 스포츠 스타 되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최근에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과 한류 바람에 따라 아이돌 가수에 대한 열망이 대단한 거 같다.

이런 것들이 다 공부와는 별개의 경쟁을 불러일으킨 사례다.

 

그런데 모두 다 몇몇 스타급 사례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헛바람만 잔뜩 불어 넣어준 결과를 낳아서 부작용도 심각하다.

 

스타가 벌었다는 돈에 혹해서, 또는 거액의 연봉에 혹해서 달려들지만

대부분 깊은 좌절만 맛보고 끝나는 것이 현실이다.

마치 부나방이 불의 환한 빛에 혹해서 무작정 뛰어들다 죽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따라서 그런 식의 경쟁구도는 오히려 좋지 못하다.

그렇게 겉으로 화려한 것 말고

여러 가지 직업이나 일에 대해 모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

 

그야말로 다양한 경쟁구도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각자의 적성이나 기호에 맞추어서 도전할 곳을 찾을 수 있고 가치 있는 경쟁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려면

사회에서 직업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 다 존중받고 나름대로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가능하다.

 

학력 중시 풍토 때문에 발생하는 낭비적인 요소는 사회 각 분야에 퍼져있고,

그 부작용은 매우 심각하다.

필요 없는 시간 투자, 돈 투자 등이 사회를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직업의 특성상 대학 졸업 학력 같은 것은 전혀 필요 없는데도

굳이 대학에 진학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단지 학력 때문에 생기는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서 불필요한 낭비를 하고 있는 거다.

그 시간에 기능을 더 익히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데도 말이다.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있어왔기 때문에 새삼 다시 강조할 필요는 없을 테고

남은 문제는 언제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만 남아있는 거 같다.

 

혹자는 인성 교육부터 하루 빨리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금의 각종 학교 내 문제나 젊은 층의 문제가 다 인성 교육을 시키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면서,

마치 당장 인성 교육을 강화하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그런데 그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순서가 틀리면 아무리 좋은 것도 쓸모가 없다.

예를 들어서 김치 담글 때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씻어서 물기를 뺀 다음에 양념을 버무려야 하는데 절이기도 전에 양념을 버무리면 되겠는가?

 

지금 당장 인성교육을 실시하면 대부분 헛수고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공부 경쟁이 치열하여 공부해야 할 분량이 엄청나게 많고, 거기에다 스펙 경쟁까지 가세하여 살벌하다시피 한 마당에, 인성교육이라는 시간을 편성하여 교육을 하면 그게 무슨 효과를 낳을 수 있겠는가.

 

지금도 영어, 수학, 언어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학과 시간은 학생들이 소홀히 하고 있으며, 일부 과목 시간엔 아예 자거나 중요과목을 위한 문제풀이를 하는 것이 현실인 마당에 말이다.

따라서 지금 인성교육을 하자는 것은 마치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사람에게 몸에 좋은 약이 있으니 잠깐 쉬면서 먹고 가라고 권하는 것과 비슷하다.

 

인성교육은 꼭 필요하다.

특히나 지금 나타나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보면 시급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들어갈 구멍조차 거의 없는데 억지로 구겨 넣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스며들 공간이 형성되게끔 하는 것이 먼저다.

 

온통 입시공부 생각 밖에 없는데 다른 것을 들이민다고 그게 들어가겠는가.

간단하게 얘기해서

지금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인적인 입시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

입시에 허덕이지 않고도 뜻을 펼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어야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려면 경쟁구도 자체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다.

돈으로 환산해보면 아마 엄청난 가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