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초겨울
밝은 창
2011. 12. 7. 17:37
초겨울
은산
초겨울에는 하늘이
옅은 회색이어야 해.
그래야 어울려.
햇빛이 있으면 어딘가 어색해.
겨울 냄새가 덜 나는 거 같아.
회색 공간이 되어야
코 빨간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이 더 예뻐 보이고
시장 통에 막 등장하는
드럼통 장작불빛도 더 따뜻하게 느껴져.
가볍게 눈까지 날려준다면
물론 더 좋겠지.
눈과 함께
설레는 마음들의 환한 미소가
거리에 넘칠 거야.
하지만,
바람이 조금 쌀쌀하더라도
너무 춥지는 말아야 해.
아직은 가을의 여운이 남아있는
그런 느낌이어야 해.
새로 시작하는 신선한 차가움과 함께
적당한 포근함도 공존해야 하는 거야.
왜냐고?
초겨울 이니까.
아직은 한겨울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