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안전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에서 지난 달에 대형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일본을 돕자는 운동이 경쟁적으로 일어났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류 스타 들이야 나름대로 계산이 있어서 거액의 구호성금을 냈겠지만,
일본하고 전혀 관계없는 집단이나 개인이 성금 대열에 동참한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었다.
성금 뿐이 아니고 각종 구호 물품도 답지해서 마치 우리나라 어느 한 지방이 재해를 입었을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구호물품( 식수와 구호식량 등 )을 제공하겠다고 했을 때,
일본 정부는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의미가 곧 알려졌다.
일본의 책임있는 기관에서 인정한 식품에 한해 일본 땅에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라는 거다.
그동안 자기들이 식품 통관을 까다롭게 해왔는데 재해가 일어났다고 해서 그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거지.
사실 일본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식품 등의 수입에 까다로운 국가다.
그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우리가 선의로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있느냐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평소 먹고 마시고 하는 건데 그걸 마치 먹기가 꺼림칙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럴바에야 모금 운동도 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한 소리다.
하지만,
나는 일본 정부의 그 소신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런 정부의 보살핌을 받는 일본 국민이 부럽다는 생각을 한동안 지울 수 없었다.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 아닌가.
그리고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해야지 누가 할 것인가.
식품 안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할 터.
최소한 먹고 마시는 것은 안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어느 식품이든지 국민들에게 공급되기 전에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때만 허가한다는 원칙,
그리고 거기에 맞는 업무수행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 일반 국민은 믿고 살 수 있는 거 아니겠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품질을 점검해서 위해성을 제거해야 하는 것도 정부의 임무중에 하나지만,
외국에서 들어오는 식품의 안전 검사는 정말 철저해야 한다.
우리가 사서 먹는 거 아닌가.
불량한 것을 사서 먹는 거보다 더 바보같은 짓이 있을까?
그리고 우리와 풍토가 맞지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끔 불량 식품이 이슈화 될 때면 사람들은 모두 불안해 한다.
그리고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며 개선하라는 여론이 들끓는다.
먹고 마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감독기관이 나서서 대책을 세우고 언론에서도 연일 관련 보도를 한다.
한동안 해당 식품은 배척을 당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냥 흐지부지 기억속에서 사라진다.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할 때만 열심히 정부를 욕하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는 듯이 지낸다.
그러다보니 요란했던 대책도 흐지부지 끝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난 뒤,
또 다른 식품이 문제을 일으킨다.
솔직히 이것이 그동안 우리의 자화상 아니었던가.
부끄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그러다보니 모두들 체념하면서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속으로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겠지.
겉으로는 잊었지만 잠재되어 있는 생각은 '정부 불신'이라는 거다.
이게 문제다.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기본이 자주 흔들려서 일을 추진하기 힘들다는 것이요,
또한 결정적인 일이 있을 때 힘을 모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들이 쉽게 잊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그런 것은 잊고 지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중요한 것은,
여론이 잠잠해졌다 하더라도 맡은바 임무를 소신있게 추진해서,
유사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당부서에서는 노력해야 한다는 거다.
뿐만 아니라,
식품 사건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로 원천 봉쇄하는 조치를 끊임없이 취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국민이 위임한 의무사항이니까.
그런데 그동안 관계부서에서 이러한 사항을 몰라서 안했던 것은 아닐 거다.
인력이 부족하다든지, 소신있게 할 수 없는 조직 구성이라든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든지, 등등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력이 부족하면 적절히 보충하면 되겠지만, 나머지 이유들은 해결하기에 난감할 수도 있겠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이 아니니까.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어렵지 않다.
신상필벌을 엄격히 시행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문제가 없으면 그냥 넘어가고, 문제 발생하면 한동안 와글와글하고 또 대충 넘어가고... 이런 식이니까 안되는 거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노력을 해서 문제발생을 원천봉쇄 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결정적인 예방책을 강구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대대적으로 포상도 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문제 발생시 대처를 잘하는 사람은 우대했지만,
근본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온 감이 없지 않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시정되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판단하기 쉽지는 않지만,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래서 사전예방에 신경쓰는 사람들의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면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억울한 사람도 등장할 수 있겠지만, 그걸 빌미로 대충 적당히 넘어가면 절대로 안된다.
추상 같아야 한다.
정부에서는 이런 원칙을 엄정하게 세우고 어떤 일이 있어도 허물지 않겠다는 의지을 보여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으로 말이다.
그래야 해당부서는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되고 국민은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먹고 마시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나?
최소한 먹고 마시는 것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일반 국민들이야 정부를 믿고 살아야지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