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안타깝다 (2)
종편 사업 허가가 대형 신문사 4곳이 공동으로 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단다.
그동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예상은 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실체가 들어나니 헛웃음만 나온다.
경제적인 현실을 무시하고 정치적인 목적을 우선시 했다는 정황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사업권을 신청한 6곳은 대부분 1∼2개의 종편 사업자가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래야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지상파 방송 3개사와 케이블, IPTV업자 등과 시청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인데 사업자가 4개 이상 선정되면 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자칫하면 피나는 노력을 해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처음에는 우호 언론사 1∼2곳에 종편 채널을 허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탈락한 사업자의 '보복'은 정부 입장에서 볼 때 걱정거리다.
결국 정부는 그 모두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 이것은 최근에 '자격이 되면 누구나 허가해준다'는 식으로 말을 흘릴 때부터 충분히 예견되던 결과다.
정부는 다수의사업자를 선정해 생존 경쟁이 불가피한 환경을 조성한 뒤 추가적인 특혜를 흘리며 해당 언론사들을 계속 우호적으로 묶어둘 시간을 번 셈이다.
결국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케이블 방송사업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시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완전 꽃놀이패를 거머쥔 꼴이고, 당사자들은 계속해서 피나는 경쟁을 하면서 정부에 협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느 나라든지 위정자들이 가장 바라마지않는 구도가 대한민국에서 형성된 것이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ㅎ